즐거운 장비충

인터넷을 하다보면 가끔씩 ~~에대한 ~~의 반응, 다른나라의 반응같은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나, 포스팅을 보게된다.
제목을 보고있자니, 왜 저런걸 궁금해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멍청한 대가리지만 조금 굴려서 이것저것 사례를 생각해봤다.

흔히 거론되는 이야기인데, 한국사람은 타인을 대단히 의식하는 경향이 있다.
다시말하면, 한국인은 다른사람의 시선이나 말에 엄청나게 민감하다.

학교에서 시험을 보고나서 다른애들의 점수를 알고싶어하고,
옷을 입을때는 남들에게 이상하게 보이지 않을까 걱정하며,
자기 생각을 말해야 할때는 극히 소심해지고,
남들이 좋다고하면 무작정 따라하고, 나쁘다고 하면 그것은 그대로 믿어버린다.

이런 종류의 모든것들이 결국 다른사람을 의식하는 데에서 나오는 것이다.
사실 이것이 한국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다.
EBS다큐에서 본적이 있는데, 한국을 포함한 동양권에서는 타인과의 관계속에서 '나'를 인식한다고 한다.
왜 그럴까 또 생각해보니, 예로부터 동양은 공동체 의식이 강해서 그런 의식이 교육과 사회에 반영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결론이 나오는것 같다. 이것도 어디서 들어본적 있는것같은 내용이다.

아무튼, 서양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인식할때, '나'를 개별적인 존재, 즉 독립적으로 인식하는데, 한국인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인터넷을 하다보면 역시 이런 측면에서, 한국사회는 정말 한심하니, 유럽이나 미국에서 살고 싶다느니 하는 이야기들이 많이 보인다.

도대체 왜, 뭔가에대해서 다른사람의 생각이나 시선이 중요한것이지? 이게 무슨 의미가 있나?

조금. 나름 ㅋ논리적으로 파고들어가봤다
궁금해 한다는 것은 크게 두가지 부류라고 생각한다
첫째, 단순히 궁금한것이다. 단순한 호기심. 한마디로 왜?
두번째는, 다른사람과 의견을 교환하고 싶은것이다. 나는 이렇게 느꼈는데 너는 어때?

지금 나는 '왜 사람들이 다른(사람들의) 의견들을 궁금해할까?'하는 궁금증으로 시작하여 이야기를 이끌어가고있다.
그렇다면 첫번째 부류는 조금 어울리지 않는다.
예를 들어서 보자.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의 사망소식을 한 사람이 들었다고 치자.
자신이 좋아했던 연예인이기 때문에 분명, 그 사람은 애도를 표하거나 큰 슬픔을 느낄 것이다.
(여기서는 이와 반대로 기쁨을 느끼거나 하는 이상적(異想) 반응은 포함시키지 않겠다)
여기서 잘생각해보자, 누군가 죽었다면. 대부분의 인간의 반응은 비슷하다.
슬프거나, 괴롭거나, 우울하거나, 울거나, 애도를표하거나
즉 인간이 느끼는 감정은 한정적이다.
따라서 다른사람의 의견도 별로 다를것이 없다. 더 이상 궁금해할 것이 없다는 이야기이다.

두번째 부류는 어떨까?
타인과의 의견을 교류하기위해서?
이부분은 사실 확신하기 어려운 부분이긴 하지만 내가 봤을때는 상당히 맞는것같다.
위에서도 말했듯이 인간들이 느끼는 감정이나 생각은 지극히 한정적이다.
의견교류라는 것은 바로 이것이다.
"내 생각은 이런데 너희들 생각은 어때?"
인터넷 뉴스의 댓글을 예로들어보자
조회수는 100만이다
하지만 댓글 수는 1만개조차 되지 않는다.
어떤 의미일까? 바로 서로의 의견이 궁금해서 묻는 사람들은 극소수라는 것이다.
또한, 의견을 서로 교환하는 종류의 댓글은 거의 볼 수 없는것도, 의견교류라는 핑계가 적절치 않다는 것을 뒷받침한다.

그렇다면 왜 자꾸 남의 생각이 궁금해질까?
바로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서 '나'를 인식하기 때문이다.
자기가 느끼는 감정이나 생각은 분명 있지만, 그 자체로 확신을 가지지 못하고, 다른사람의 생각들을 둘러보면서 내 생각이 적절한지 아닌지 판단하는것이다.

한국같이 공동체 문화가 발달한 나라에서는, 다른사람과의 관계가 특히 중요하다.
공동체 속에서 나만 다른사람과 다르다면, 나는 그 공동체에 적합한 존재가 아닐 수 있다.
그것이 바로 '타인과의 관계속에서 나를 인식하는 것' 이유인것이다.
 
인터넷 뉴스 댓글뿐만아니라
패션, 충고, 좋고싫음등의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해야 할 문제에 대해서도 비슷한 현상을 찾아볼 수 있다.
그 때문인지 한국은 개방형 커뮤니티가 굉장히 발달했다.
디씨인사이드와 같은 커뮤니티는 로그인하지 않아도 손쉽게 관련주제에 대한 다른사람들의 글을 읽을 수 있고, 물어볼 수도있다.

이러한 공동체적인 인식구조는 심각한 사회문제도 안고있다.
'다름'을 그 자체로 받아 들이지 않고, 배척하는 현상이 늘어나고있다.
옷을 독특하게 입으면 '너무튄다', '촌스럽다' 심지어는 '창피해서 같이 못다니겠다'같은 표현이 오고간다.
학교에서도 비슷하게, '너무 나댄다', '깝치지마라' 등의 표현이 오간다.
그 결과가 바로 따돌림이라는 사회문제로 나타나는 것이다.
다른사람의 지적으로 자기의 개성을 죽여서, 그들과 비슷해진 사람들은 숨통이 트일수있겟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괴로움만 지속될 뿐이다.
왕따로 자살을 했다는 뉴스들을 보면 정말 가슴이 아프다.

정말 한국사회는 나쁘기만하고 외국은 부럽기만 한것일까
사실 부정적인 느낌으로만 이야기 했기때문에 한국사회는 정말 좋지않다는 인상을 가질수도있는데
이것이 무작정 나쁜것은 또 아니다.

사람들이 '공통된 것'을 추구하는 성향때문에 우리사회는 국민단합이 잘되고, 흔히말하는 '정'이 많다.
서양쪽의 경우 개성을 가지고 나만의 삶을 살 수 있다는, 우리로써는 부러울 따름인 사회이지만, 그 결과로 굉장히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하다. 그결과 단합이 안되고 정이 부족하다.

서양과 동양의 이러한 성향 어느쪽이 우월하다고는 할 수 없다.
세계화되어 국가,인종,문화간의 경계가 옅어져가는 세상에서 자신만의 개성을 추구하고 어필하는 서양의 사상이 더욱 끌리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한국사회도 '공통됨'으로써 '개별됨'과 따로 놓음으로, 개성을 추구 할 수 도있다고 본다.
역사의 산물, 우리의 정서를 시대에 안맞는다고 버릴 것이아니라, 조화를 통해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는것이 아마도 올바른 자세가 아닌가싶다.

너무 현학적으로 쓴거같은데
사실 별얘기아니다

3줄요약으로
1. 한국사회는 남을 신경많이써서, 피곤하고 재미없다.그결과 개성이 없다.
2. 하지만 하나로 뭉치기 쉽고 정이 있다.
3. 외국과 한국 각각의 장점이 있듯이, 어느한쪽의 사상을 찬양하기보다 조화를잘 시키는게 최고인것같다.



공유하기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naver band
loading